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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플라이트>, 휩 휘태커의 알코올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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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폐인'으로 몰락하는 한 인간의 모습


결함이 많은 한 인간이 자신의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끝내 이를 이겨내는지를 그린 영화, <플라이트>

주인공 휩 휘태커(덴젤 워싱턴 분)는 누구보다 탁월한 비행기 조종 실력을 가진 민간항공 파일럿이다. 그리고 알코올 중독자다. 알코올 때문에 이혼했고, 아들에게조차 매몰차게 외면당해 집밖으로 쫓겨났다. 그러던 중 그가 조정하던 비행기가 기체 결함으로 탑승자 전원이 사망할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진다. 위기의 상황에서 뛰어난 조정 실력을 발휘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해 일약 영웅으로 떠오른다. 하지만 그는 전날 숙취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미니 보드카를 두병이나 마신 상태에서 음주 비행을 했던 것이다.

사고의 경위를 밝히는 과정에서 휩 휘태커는 알코올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지만 알코올 중독이라는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계속 알코올을 들이붓는다. 한 사람의 인생뿐만 아니라 가족 붕괴까지 이르게 하는 알코올중독에 대해 알아보자!


 


블랙아웃, 알코올 의존으로 가는 고속도로

흔히 술은 약주라고 하여 건강에 도움을 주는 보약과 같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실제로 외국의 연구 결과를 보면 하루 포도주나 맥주를 한두 잔씩 규칙적으로 마셔온 사람들은 심근경색 등의 심장병이나 고혈압 등의 혈관 질환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경우는 ‘사람이 술을 마시는’ 단계에 해당하여, 이렇게 반주로 약한 술을 조금씩 마시는 것은 약주라고 할 수 있겠으나, 그 양은 하루에 남자 4잔, 여자는 3잔을 넘지 않아야 한다. 모든 술은 그 술에 맞는 술잔이 있기 마련이며 이때 그 술잔에 적당히 술을 따르면 술잔 속의 알코올 양은 비슷하기 때문에 이를 다 같이 한 잔이라고 한다.

소주나 양주 같은 독한 술을 몇 잔씩 혹은 몇 병씩 마시며 정신을 잃고 술자리에서 토하는가 하면 물건을 집어던지고 소리를 지르거나 시비를 걸고 옷을 벗는 등의 난동을 부리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술을 즐기며 마시는 단계를 지나 ‘술이 술을 마시는’ 단계에 해당한다. 일단 깨어나면 지난밤에 있었던 일이 하나도 생각나지 않아 “필름이 끊겼다”고 하는 난처한 경우를 당하게 된다. 필름이 끊긴다는 것은 알코올 의존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타고 가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러한 일이 세 차례 이상 있게 되면 알코올 의존이 아닌지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금단현상으로 일상생활 불가능해

알코올 의존이 심해지면 스스로 술을 조절할 수 없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면 필름이 끊겨 지난밤에 있었던 일이 기억이 안 나고, 몸에서 술이 빠져나가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땀이 나며 손이 떨리는데다가 헛구역질이 나는 등의 ‘알코올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 밥을 먹을 수가 없고 해장술을 마셔야만 손이 떨리지 않아 제대로 숟가락을 들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알코올 금단 증상 때문에 환자는 아침부터 술을 찾게 된다. 당연히 본인이 가장이나 주부로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고 가족들의 비난을 받는다. 직장에서도 한번 술을 마시면 끝장을 내며 자주 결근하는 자신의 술버릇 때문에 동료들이 같이 어울리려고 하지 않게 되어 친구들 사이에서도 ‘왕따 당하기’ 쉽다. 물론 자신도 친구들이 술을 적당히 마시려고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코가 삐뚤어지도록 마시는 친구들을 골라 함께 마시거나 아니면 혼자 정신을 잃을 정도로 술을 마시면서 친구도 안 만나게 된다.

 

알코올의존은 ‘가족병’

알코올 의존증을 “가족병(family illness)”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암 당뇨와 같은 질환이라면 누구나가 치료하려고 노력하지만, 알코올은 그렇지를 못하다. 치료를 할 생각을 아예 안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본인은 물론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큰 해를 끼치기도 한다. 즉 ‘가족까지 영향을 받는 병’인 셈이다. 따라서 가족들은 알코올의존자가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치료를 위해 노력하고 회복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만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알코올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 쉽게 포기해버리는 것이큰 문제다. 대개 가족들이 입원을 시키는데 “원치 않는” 입원을 시켰다는 죄책감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도 많고, 또 입원한 환자 입장에서는 음주를 하고 싶은 욕구 때문에 퇴원을 집요하게 요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잘 극복하고 치료를 지속적으로 꾸준히 받을 수 있도록 가족들의 강한 의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알코올 의존 후유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알코올 의존이 심해지면 몸에 여러 가지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런 것들을 알코올 의존의 후유증이라고 한다. 알코올 의존의 후유증으로는 가장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것으로는 알코올성 간염, 간경화 등이 있으며, 알코올 의존 환자가 사망하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알코올에 의한 심장 근육 염증이다. 팔다리에 힘이 없고 느낌이 이상해지는 신경의 염증도 알코올 의존의 후유증으로 나타나며, 성욕이 없어지거나 발기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후유증들은 술을 마시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분인 비타민이 파괴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술에 의해 파괴되는 비타민은 약국에서 파는 종합 비타민을 먹어서 보충되는 것이 아니라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술을 끊고 특정 비타민을 상당량 복용해야만 보충되는 것이다. 실제로 알코올 의존 환자 중에는 팔다리에 힘이 없어 걷지 못하고 휠체어를 타고 오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며, 병원에 오게 되는 계기도 대개는 술을 마시려고 해도 팔다리에 힘이 없어 술을 가지러 가지도 못하고 술을 따라 마시지도 못하는 알코올 금단 증상이 나타나 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환자들은 대개 몇 달씩 특정 비타민을 보충하면 팔다리에 감각이 되돌아오고 힘도 생겨 마음껏 걸을 수 있게 된다.

또한 술 때문에 신경이 망가지면 팔다리뿐만이 아니라 뇌의 신경도 함께 망가지는 경우가 있다. 이때에는 건망증이 나타나 방금 한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간질 발작 같은 경기가 나타나기도 하고 헛것이 보이거나 헛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판단력이 마비되어 헛생각이 들면서 엉뚱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이 지속되면 알코올성 치매로 발전한다. 알코올성 치매는 노인성 치매, 중풍 후에 오는 혈관성 치매와 함께 세 번째로 흔한 치매의 원인이다. 알코올성 치매의 경우에도 특정 비타민을 오랫동안 많이 보충하면 나아지기도 하나 영원히 치료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알코올성 치매가 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코올의존 자녀들과 대화를 해보자

배우자가 알코올의존이 있을 경우 엄마(혹은 아빠)가 자식에게 거는 기대가 큰 것도 자녀들의 정신교육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가령 남편이 알코올의존이라고 할 경우 주로 장남, 장녀에게 “우리 집안의 대들보, 너만 믿고 산다”와 같은 부적절한 책임감을 심어주거나 혹은 그 반대로 잊혀진 아이로 자라날 가능성이 높다. 또 집안의 문제 때문에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자녀 역시 알코올 등을 비롯한 약물에 의존하는 경우가 높아질 수 있다. 자녀들 걱정만 하고 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고 때때로 터놓고 배우자의 술 문제에 대해 각자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이 오히려 낫다. 또한 알코올의존이 유전적인 경향이 있으므로 미리 알코올의존 예방 차원의 교육도 필요하다.

 

가족이 건강해야 환자를 응원할 수 있다

가족(혹은 배우자)들은 자신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과 마음을 공유함으로써 질환에 대해 이해하고, 또한 정신적으로도 위안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 치료진과 상의하는 한편, 중독자의 가족 모임에 꾸준히 참석하여 서로에게 정서적인 지지와 위로를 받는 것이 매우 큰 도움이 된다.

더불어 현재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전국의 45개 알코올상담센터가 운영 중에 있으니 참고하는 것이 좋고 인터넷 상담과 무료전화 상담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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