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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여행

남산예술센터 연극 투명인간 - 소외과 고독 문제를 신체적 언어로 풀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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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일  남산예술문화센터 연극 투명인간을 보고 왔습니다. 여러 언론매체에 소개된 내용을 먼저 확인해봤습니다. 


남산예술문화센터 연극 투명인간은 원작 소설이 있더라구요. 소설가 손홍규의 단편 소설 '투명인간'인데, 2010년 제 34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이네요.


각색과 연출을 맡은 강량원 연출가는 "처음엔 가족이 아버지를 투명인간처럼 속이며 놀이를 시작하는 장면에서 키득키득 웃으면서 읽었다. 나중에 가족이 화해하는 결론으로 갈 거라 짐작해서였던 것 같다. 그런데 갑자기 아버지가 '내가 진까 투명인간인가?'하고 자문하는 순간 뒤통수를 맞은 것 같았다"며 이 소설을 무대화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네요. 


강량원 연출가는 몸의 움직임을 통해 무대 언어를 풀어내는 그만의 연출 스타일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남산예술문화센터 연극 투명인간은 이상문학상 수상작이 원작이고, 강량원 연출가의 작품이라면 내심 내용이 어렵지 않을까, 원작이라도 먼저 읽고 갈까 고민을 했습니다. 


왠지 원작을 먼저 읽게되면 연극을 보고 느끼는 감정들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 같아 그냥 보기로 했습니다. 





지하철 명동역에서 남산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왼쪽 편으로 남산예술센터가 있네요. 쉽게 찾을 수 있어요.




먼저 티켓을 찾고 주변을 돌아봤어요.



안으로 들어가면 오른쪽 테이블에 소식지 등 읽을거리가 비치되어 있네요.




그리고 잘 보이는 곳에 공연 관람할 때 주의할 사항 등 안내문이 붙어있네요.






공연 20분 전쯤 공연장에 들어갔습니다. 역시 공연장 내부에서 사진촬영은 금지네요.


공연 중 중요한 내용은 메모할 생각으로 펜과 노트를 꺼내 놓고 공연 시작을 기다렸습니다. 



 아버지의 생일축하 이벤트, 투명인간 놀이

 


아버지의 생일날. 어머니와 딸 그리고 아들이 케이크를 앞에 두고 아버지를 기다린다. 누군가 장남삼아 아버지가 보이지 않는 척하자고 제안한다.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소리가 들리자 세 사람은 재빨리 케이크에 불을 붙이고 거실등을 끈다. 그렇게 연극 속의 연극이 시작된다.

아버지는 어둠 속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을 발견한다. 가족들이 자신에게 장난을 치고 있다는 것을 직감한 아버지는 이런 저런 방법으로 대화를 시도한다. 아무리 소리쳐도 아버지이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것 같았다. 몸을 부딪쳐도 아무도 개의치 않는다. 그래서 스케치북에 크게 글씨를 써서 가족들에게 보여준다. 

내가 정말 보이지 않는거니?

물리적인 접촉으로는 자신을 인식하지 못하는것 같아 전화를 해본다. 전화벨 소리가 울려퍼지지만 가족들 모두 모른척한다. 

아버지가 여러가지 방법으로 대화를 시도해도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 처음에는 장난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너무 완강한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서 결국 의심을 시작하게 된다. 

진짜로 내가 보이지 않는 건 아닐까?...



 자신도 모르게 투명인간이 되어 가는 우리의 모습

 


연극이 시작하면서 아버지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은 지난해 오늘 뭘하고 보냈는지 기억하려고 한다. 그러나 모두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서 투명인간 놀이를 제안하게 되고, 이를 계기로 내년에는 오늘을 기억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일파티를 준비하면서 아버지의 정확한 나이를 기억하지 못해 케이크에 초를 몇개 꽂아야하는지 티격태격하는 아들과 딸의 모습에서 서로의 대한 무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투명인간 놀이가 진행될수록 가족들 서로 외면했던 현실과 직면하게 된다.

남산예술센터 연극 투명인간은 인터넷과 모바일의 발달로 수없이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소통하고 살고 있는 우리에게 진솔한 관계의 부재, 그리고 소통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서로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한없이 투명한 우리 자신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투명인간은 맹인?

 


누구나 어릴적 한번쯤은 투명인간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봤을 것이다. 

남자 아이라면 투명인간이 되서 여탕에 가보고 싶었을 것이다. 친구를 골려먹을 수도 있고, 혹시 완전범죄를 꿈꿀 수도 있다. 

하지만 투명인간은 장님이나 다름없다.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겠지만 망막까지 투명하게 되면 아무런 상도 맺히지 않기때문이다. 그러니 아무리 투명인간이 되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보이지 않은들 나마저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을것 같다. 

남산예술센터 연극 투명인간은 투명인간이라는 소재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모습을 통해 가족분열과 소외라는 우리사회의 어두운 진실을 독특하게 드러낸다. 



 신체언어로 풀어낸 소외과 고독

 


강량원이 이끌고 있는 극단 동은 1999년 창단 이후 신체 활동과 움직임에 대한 꾸준한 탐구를 이어오고 있는 극단으로 알려져 있다. 남산예술센터 연극 투명인간을 준비해 오면서 환상과 현실의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라는 작품에 어울리는 새로운 무대언어 구축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한다. 

무중력 상태와 마네팅 상태의 몸, 놀이하는 몸 등은 물론이고 무대 위에서 투명함 혹은 '핸드헬드 기법'(hand-held shooting; 휴대용 카메라를 이용해 바짝 붙어 촬영하는 카메라 기법)과 같이 지금까지 어떤 연극에서도 볼 수 없었던 그들만의 무대언어를 남산예술센터 연극 투명인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찾아가기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예장동 8-19  

    전화 : 02-758-2000




지하철을 이용하시면 4호선 명동역에 내려서 1번 출구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그런다 지난 9월 20일경부터 1번출구가 공사 중이더라구요. 공사 일정확인하시고 가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2번 출구로 나오셔도 금방 찾아가실 수 있습니다.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바로 옆에 몽앤몽이라는 레스토랑이 있더라구요. 저는 공연시간이 촉박해서 이용하진 못했는데, 공연 전후로 차나 식사를 하면 좋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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