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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25년 간 숨겨온 불협화음을 드러내게 만든 ‘파킨슨병’ <마지막 4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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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성 25주년 기념 공연을 앞둔 세계적인 현악4중주단 ‘푸가’. 그들 내에서 음악적, 정신적 멘토 역할을 하던 첼리스트 피터가 파킨슨병 초기라는 진단을 받으면서 네 명의 단원들은 충격과 혼란에 빠진다. 스승과 제자, 부부, 옛 연인, 친구 등 개인적으로도 가장 가깝게 지내온 그들은 이를 계기로 25년간 쌓였던 사사로운 감정까지 터지며 최대의 기로에 서게 된다. 한편, 본인의 병으로 인해 ‘푸가’ 4중주단이 위태로워질 것을 깊이 염려하던 피터는 자신의 마지막 무대가 될 25주년 기념 공연에서 난이도가 높기로 유명한 베토벤 현악4중주 14번을 연주할 것을 제안한다.


 



 


파킨슨병, 임상증상으로 충분히 진단 가능해

결성 25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앞두고 ‘푸가’ 멤버들이 한 자리에 모여 베토벤 현악4중주 14번을 연습한다. 그런데 연습 과정에서 피터의 실수가 반복되는 된다. 결국은 나디르 박사의 진찰을 받게 된다. 나르디 박사는 피터에서 팔을 뻗은 상태에서 주먹을 줬다 폈다하거나 진료실 문 앞까지 자연스럽게 걸어갔다 오라고 시키고는 파킨슨병이 의심된다고 진단한다. 피터는 좀 전에 자신이 했던 행동만 가지고 파킨슨병 진단지 가능한지 의아해 한다. 다만 나디르 박사는 다른 가능성을 배제하기위해 피검사와 MRI를 찍을 것을 권유한다.

파킨슨병은 사람의 뇌에서 ‘흑질’이라고 불리는 부위의 신경 세포가 도파민이라는 물질을 생성·분비하여 사람이 동작을 적절하게 하도록 조절하는 기능을 하는데, 이러한 세포의 소실로 자발적인 운동의 장애가 발생하는 병이다. 파킨슨병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변화는 부검 시 현미경을 통해서만 관찰이 가능한 것으로, 현재 널리 시행되고 있는 뇌 CT나 뇌 MRI 등의 검사로는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는다. 따라서 파킨슨병은 기본적인 임상 증상을 관찰하여 진단한다. 임상 증상이 유사한 이차 파킨슨병이나 비정형 파킨슨증후군을 감별해 내기 위하여 뇌 MRI, 단일광자방출컴퓨터단층촬영(SPECT)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근본적 치료 없어, 증상완화 및 진행 억제 위한 치료 실시

피터는 나디르 박사가 처방해준 약을 복용한 후 증상이 완화되어, 다시 공연에 참여할 결심을 한다. 이번 무대를 고별무대로 삼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공연 당일 피터는 현악 4중주 14번을 끝까지 연주하지 못하고 다른 첼리스트에게 자신이 파트를 양보한다. 다른 멤버들의 연주 속도를 따라갈 수 없었던 것이다. 

파킨슨병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현재의 증상을 완화시키고 병의 진행을 억제하는데 치료의 목적을 둔다. 우선 환자 개개인을 고려하여 약물치료를 실시하며,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 약물 치료 외에 수술적 치료까지 함께 실시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약물치료의 경우 뇌에서 부족해진 도파민을 보충하고, 도파민 부족으로 인한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맞추어 뇌신경세포의 파괴를 예방하고 속도를 늦추는 것이 치료의 목적이다. 그러나 파킨슨병 약을 장기적으로 복용하게 되면, 약 지속기간이 단축될 뿐만 아니라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춤추듯 몸을 흔들게 되는 ‘이상운동증’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때문에 파킨슨병 치료를 위해서는 약물치료와 함께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의 경우 뇌의 일부분을 제거 하거나, 도파민 부족으로 잘못 작동되는 신경회로에 가는 전극을 꽂아 전기적 신호를 가해 오작동을 차단하는 심부 뇌자극술을 하게 된다. 비교적 간단하고 효과도 높은 수술법이나 이 역시 합병증의 위험이 있다. 


초기부터 적절히 치료하면 정상적인 생활 영위

피터는 시간이 지나면 복용하고 있는 약들이 자신을 불안하게 만들고, 망상에 빠지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후엔 다른 사람들에게 의지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 그는 잠시 삶을 포기하려고도 생각한다. 

파킨슨병 환자의 30% 정도가  우울증을 경험한다. 그래서 가족 중에 환자가 있다면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파킨슨병의 가장 큰 증상이 떨림이다. 그래서 수전증으로 오인하기 쉽다. 떨림 증상 외에도 몸이 둔해지거나, 균형장애, 보행장애 등 운동장애가 나타나기 때문에 관절염이나 뇌졸중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파킨슨병을 완치하거나 병의 진행을 멈추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치매와 달리 초기부터 적절히 치료하고 관리하면 증상의 진행을 늦추고 정상인에 가까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마지막 4중주’는 파킨슨병이 주제가 아니다. 그렇다고 음악이 주제인 영화도 아니다. 영화는 25년 동안 조화로운 소리를 냈고 팀원들이 작은 변화를 통해 그들 사이의 관계와 그들의 삶을 다시 되짚는다. 그리고 우리의 삶을 묶고 있는 관계들과 그 속에서의 우리의 삶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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