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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조동희, 포크 레전드 한대수와 신곡 사계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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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조동희가 포크1세대의 전설 한대수와 함께 새로운 싱글음원 “사계절”을 발표했다.

조동희는 2015년 옴니버스 ”강의 노래”를 통해 14년만에 신곡을 발표하며 귀환을 알린 가요계의  음유시인 조동진, 조동익 형제의 친동생 이며, 장필순의 “나의 외로움이 너를 부를 때” 의 작사가로 잘 알려져 있다. 2002년에는 기타리스트 신윤철이 속했던 그룹 “원더버드”의 보컬리스트로 참여 한 바 있으며, 이후 결혼과 함께 약 10여년의 공백기가 있었으나, 딸 한명과 쌍둥이 아들, 모두 세명의 자녀를 키우는 억척 엄마의 삶을 살아온 공백기에도 끊임없이 음악적 열정을 키워왔다고 한다. 이후 엄마가 가수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세 자녀의 열렬한 격려와 응원으로 2011년에 1집 “비둘기”를 발표하며 가수활동을 재개하였으며, 이후 연이은 싱글 “검은 아이”, “작은 리본”, EP “다섯개의 사랑 이야기” 등을 발표하며, 때마침 “푸른곰팡이” 라는 이름으로 다시 규합된 전설적 음악공동체 “하나음악” 의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조동희의 곡을 듣자마자 바로 퓨처링에 참여했다고 알려진 한대수는 "'사계절' 의 주제와 '물 좀 주소' 의 주제가 '일상의 변화를 통한 자유와 희망' 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너무 좋은 곡이어서 곡을 듣자마자 같이 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조동희는 종영된 드라마 “응답하라1988” 의 후속 작품인 “시그널” 의 OST에 조동진의 곡 “행복한 사람” 으로 참여하였으며, 같이 작업했던 시그널 OST 제작진은 "여러 가수 중 가장 담백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가수", "친남매여서 더 그런지 모르지만 조동진의 '행복한 사람'에 최적화된 가수" 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2016년01월 함돈균(문학평론가)

어릴 적 동네에 완력으로 아이들을 못살게 구는 골목대장 아이가 있었다. 힘으로는 꼼짝을 못하던 아이들은 어느 날 작정한 듯이 골목대장을 빙 둘러싸고서는, 그 아이와 상관도 없는 무의미한 가사가 담긴 노래를 반복해서 부르기 시작했다. 희안한 것은 결과였다. 아이들에게는 천하무적처럼 보이던 골목대장의 낯빛이 점점 붉어지더니, 결국은 울음을 터뜨리고 집으로 가버렸던 것이다. 울음을 터뜨린 그 아이는 더 이상 골목대장의 권력을 유지하지 못했다. 이 노래의 힘은 일정한 반복이 만드는 음악적 패턴이 무의미한 가사에 발생시킨 주술의 효과에서 나온다.

노래가 된 말들이 있다. 음악이 된 말들은 대기 중에 바람처럼 흩날리고, 계절의 순환처럼 우리 감각에 닿아서 지금 세상의 표면을 덮고 있는 절망과 두려움과 무기력이 유일한 시간이 아님을 일깨운다. 어떤 새로운 것, 설렘, 다른 시간의 가능성에 대한 미세한 감각은 귀에서 시작되지만, 우리 가슴을 만지고 몸을 에워싼 후, 결국은 우리 몸 전체에 스미고 우리를 위무하며 우리를 숨쉬게 한다. 단지 연둣빛 새싹에 불과한 그 느낌이 우리에게 지금 시간이 아닌 ‘다른 시간을’ 향해 움직일 수 있도록 격려하고, 우리 안에 부드럽고 관대하며 생생한 용기가 존재함을 일깨운다. 만일 노래에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면 그것은 어떤 신비한 주술의 효과가 아니라, 간절하여 바람처럼 가벼운 선율이 될 수밖에 없었던 그 기도의 말들이 결국 이겨낸 우리 안의 무력감, 일상의 중력일 것이다. 이때 노래는 어떤 절박한 비원(悲願)을 담고 있는 한 편의 시와 다르지 않다. 노래가 된 기도는 시가 된 기도가 그러하듯이, 불확실한 미래의 희망을 선언한다기보다는 현재의 절망울 수락하지 않는다.

우리 시대의 중심으로 한발 한발 차분히 전진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조동희의 <사계절>은 ‘다른 시간’을 향한 기도다. 여기에서 ‘사계절’은 수동적이고 나태한 일상의 반복이 아니라, 우리로 하여금 ‘변화’의 가능성에 대한 감각을 환기하고 새로운 감수성을 촉구한다. 단조로 시작된 음악이 장조로 전환되고 점차 풍부하게 증폭되는 화성 구조를 통해, 계절의 변화와 더불어 상처받은 개인의 호소가 보편적인 삶의 연대로 확장되고, 자연의 변화가 인간의 삶으로 이어지길 염원하는 기도를 읽을 수 있다. 이때 작가가 의지하는 것은 신비한 주술의 힘이 아니라, “그대 마음속에” ‘새싹’이고 ‘꽃잎’이다. 그것을 잊지 않고 개화시켜 ‘당신의 노래’로 만들어야 할 사람은 바로 우리들이다.

까메오처럼 곡의 후반에 예상치 않게 등장하는 한대수의 피처링은 이 노래를 듣는 놀라운 재미이며 청자들에게는 무척이나 반가운 선물이 아닐 수 없다. 2016년 포크 싱어송라이터 와 결합한 1세대 포크 레전드를 통해, 우리는 모든 순결한 노래들에 담긴 자유와 희망이란 세대를 초월한 보편적 기도라는 사실을 새삼 다시 확인할 수 있다. 물론 그것은 우리 시대가 그러한 연대의 노래를 필요로 하는 시대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조동희의 좋은 파트너 박용준의 편곡과 프로그래밍, 기획사 푸른곰팡이가 함께 만든 수준 높은 사운드는 이 노래를 어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완성도 있는 간결한 서사시로 완성시켰다.




뮤비 ‘사계절’

꿈은 있었지만 희망은 손에 잡히지 않는 그런 시기가 있다. 
나에게 2000년 초반이 그랬다. 
1년 365일이 모두 추운 겨울 같았고 봄은 오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 기분으로부터 도피하듯 매일매일 많은 양의 사진을 찍었다.

조동희의 ‘사계절’을 들었을 때 
그 당시의 내가 이 노래를 만났다면 약간은 기운을 낼 수도 있었겠다 싶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의 시대에 필요한 노래이기도 하다.

‘사계절’의 뮤직비디오는 
2000년 초반 사진으로 도피해 숨어살던 나의 작업물들의 전시회가 되었다. 
필름의 아날로그한 질감들로 그려져 있는 그 사진 속의 세계들은 
15년쯤 지난 지금 봄을 맞이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 다큐멘터리 감독 & 인디록밴드 ‘파울로시티’ 기타리스트 현진식

조동희 블로그  http://hiajo.blog.me/
조동희 트위터  http://twitter.com/#!/hia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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