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지결핵은 결핵균이 기관지 벽에 병변을 형성하여 기관지의 협착(기관지가 오그라드는 현상)을 일으키거나 기관지 주변의 종격동 임파절(폐와 심장 사이의 공간에 위한 임파선))을 침범하여 기관지를 압박함으로써 결국 폐허탈(폐가 짜그라지는 현상)을 초래하기도 하는 폐결핵의 특이 형태 또는 합병증이다.
기관지 결핵의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한 이유
① 흉부 X선 소견이 정상일 수 있어 진단이 쉽지 않다.
② 기침, 객담(가래), 천명(숨을 쉴 때 ‘쌕쌕’ 소리가 나는 현상), 호흡곤란 등의 증상으 로 인해 흔히 천식이나 기관지염 등 다른 질환으로 오진되기도 한다.
③ 폐결핵보다도 객담에 결핵균이 잘 검출되고 전염성이 매우 크다.
④ 조기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기관지의 협착, 폐허탈로 인한 호흡곤란 등의 큰 후유증을 남긴다.
⑤ 일반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보다 발생 빈도가 높아 주의만 기울인다면 흔히 접할 수 있는 질환이다.
기관지 결핵의 발생 빈도
미국의 경우 폐결핵 환자의 약 10% 정도가 기관지결핵을 동반하며, 공동성 폐결핵(?)만 대상으로 하면 약 15%로 높다. 따라서 한국에는 약 4만명 이상의 기관지결핵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나 그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는 실정이다.
남녀 성비는 1:4~5 정도로 압도적으로 여자에게 많이 발생하며, 특히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의 젊은 여성에 많이 나타난다. 젊은 여자들에게 많은 이유는 확실치 않으나 젊은 여성은 객담(가래)을 잘 뱉지 않으므로 결핵균을 포함한 객담이 기관지 점막과 접촉하는 시간이 많은 것이 원인의 하나로 추측된다.
기관지 결핵의 원인
결핵이 기관지를 침범하는 원인은
① 후두 결핵이나 공동성 폐결핵이 있고 다량의 결핵균을 포함한 객담이 반복해서 기 관지 점막과 접촉하게 되거나,
② 종격동의 임파절 결핵이 기관지벽을 뚫고 기관지 안으로 침범하거나,
③ 초감염 폐결핵(최초 감염되는 폐결핵으로 주로 소아에게 많이 나타남)이 특히 폐하엽(폐의 아래 부분)을 침범하면서 동시에 기관지를 침범하거나,
④ 혈행성 전파(혈관을 타고 전염됨)에 의한 경우이다.
기관지 결핵의 증상
폐결핵의 일반적인 증상이 나타나며 기관지결핵의 특징적인 소견이 더해진다. 기침과 객담이 동반되며 기침은 특징적으로 백일해의 기침처럼 “컹컹”거린다. 호흡곤란이 나타날 수 있는데 흉부 X선에 보이는 폐침윤(폐에 임상적 소견(병변)이 나타나는 경우)의 크기에 비해 호흡곤란이 심하다. 청진을 하면 천명음(?)이나 천음(?) 또는 호흡음(?)의 감소 등 기관지 폐쇄의 소견이 나타난다. 기관지결핵을 의심해야 하는 임상적 상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흉부 X선 소견은 폐결핵의 국소적 침윤(?)만을 보이는 경우가 약 50%이고, 그 밖에 폐엽이나 분절의 허탈, 종격동 임파절 비후 등이 소견을 보이며, 약 10%에서는 정상 흉부 X선 소견을 보인다.
< 기관지결핵을 의심해야 하는 임상적 상황>
1) 천명음 또는 천음이 들릴 때
2) 흉부 X선상 정상 소견이면서 객담도말 양성
3) 백일해와 유사한 심한 기침
4) 흉부 X선 소견에 비해 심한 호흡곤란
5) 각 혈
기관지 결핵의 진단
기관지내시경은 기관지결핵을 진단하는데 필수적인 검사로써 임상적으로 기관지결핵이 의심되면 지체없이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기관지결핵의 내시경적 소견은 매우 다양하며, 그 분류법도 여러 가지가 있어 국내에서도 병원마다 통일되어 있지 않다.
기관지 결핵의 치료
기관지결핵의 치료는 폐결핵에 준하여 항결핵제 복합화학요법을 시행한다. 문제는 항결핵제 치료만으로는 기관지 점막의 염증은 치유가 되지만 기관지 내강의 섬유화로 인한 기관지 협착을 막을 수 없다. 따라서 반흔성 기관지 협착을 줄이기 위해 경구용 스테로이드 제제를 항결핵제와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기관지 협착증의 다른 치료법은 협착병변의 국소치료로써 기관지내시경을 이용하여 레이저 소각술, 풍선카테터 기관지 확장술, 금속스탠드 삽입술 등을 시도할 수 있으며, 수술로 협착 부위를 제거하는 기관지 성형술도 시행한다.
기관지 결핵의 후유증
기관지결핵 치료의 문제점은 그 후유증으로 심각한 기관지 협착증과 폐허탈(?)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스테로이드 약물치료를 시행하더라도 기관지 협착증이 남는 경우가 많으며, 이 경우 시행할 수 있는 협착병변의 국소치료나 기관지 성형술도 협착이 온 기관지 부위가 짧은 경우에만 시행할 수 있고, 긴 부위의 기관지가 협착이 온 경우에는 기관지 및 폐절제술 외에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후유증은 영구적으로 남는 것으로 환자에게 심각한 폐기능 저하 및 호흡곤란을 가져올 수 있으며, 특히 기관지결핵의 특성상 환자가 젊은 여자인 경우가 많아 더욱 심각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