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회사의 지점장 강재훈. 안정된 직장과 반듯한 가족, 나름 성공한 인생이라 생각했다. 어느 날 부실채권 사건으로 고객, 가족, 친구, 재산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
그리고 손등에 주소를 적으며 2년전 호주로 떠나보낸 가족들에게 돌아갈 결심을 한다.
손등에 써놓은 주소를 찾아갔을 때, 아내 옆에는 이미 다른 남자가 자리하고 있다.
언제나 결정을 남편에게 미루고 수동적이 삶을 살아왔던 아내가 결혼과 출산, 육아로 포기했던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하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그리고 아내가 언제나 옆에서 힘이 되어 주는 남자에게 마음을 열고 의지하고 결국 밤을 함께 보내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싱글라이더는 세속 적인 욕망을 쫒아 앞만 보고 달리다 정작 중요한 가족과 사랑을 잊고 사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증권회사 지점장으로 남부러울것 없던 강재훈은 아내와 아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를 해야만 한다며 2년 동안 호주에 다녀올 것을 권유한다. 그리고 그 2년 동안 앞만 보고 달리느라 가족의 안부를 한번도 궁금해 한 적이 없다.
2년이라는 시간은 짧은 시간이 아니다. 아내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고 생활하려면 여러가지로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이다. 당연히 외로움도 느꼈을 것이다. 남편과 떨어져 있다는 물리적 거리가 문제가 아니다. 한국에서부터 일에만 몰두하는 남편이 바로 옆에 있었을 때도 외로움을 느꼈을지 모르겠다.
아내에게는 호주에서 정착하고 여러가지로 도움을 주는 남자 크리스가 있다. 아이의 등하교부터 학교 숙제 그리고 아이가 아플 땐 자기 아이처럼 성심을 다하는 좋은 사람이다. 함께 식사도 하고, 해변에 함께 놀러도 가고 아내의 옆에는 늘 그가 있다. 한편 아내는 결혼 후 포기했던 바이올린 연주를 다시 시작해 기술이민으로 호주에 영주권을 신청할 계획이다.
부실채권 사건으로 회사는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고객들에게 안전한 상품이라고 안내하며 실적을 올렸던 강재훈은 너무나 괴로워한다. 그러다 모든것을 잊고 아내와 아들이 있는 호주에 간다.
하지만 아내 옆에는 다른 남자가 자리 하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아내의 모습이 아니다. 낯설다. 다가가기가 두렵다. 그래서 그들의 주변을 방황하듯 멤돌며 지켜본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혼자 여기 왔던것처럼 그렇게 조용히 지나간다.
기러기 아빠, 이국에서 홀로 육아 중인 아내,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청년 세대까지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해야 하는 고단하게 현재를 살아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다.
행복이란 무엇이고,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일까?
